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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의만남/시와함께하는삶

도심 속 피로


도심 속 피로

장종희 

회색지대 위에 나부러진 그림자 
저 마다 다른 생각으로 길을 걸어가며
혼자만의 울타리에 길들여진다

일 분 일 초 마다 닳고 무뎌지는 신경들
세차고 거센 빛들의 반사에 짖눌리며
그 동선 따라 무거운 호흡조절을 한다 

매일 마다 마주치는
밀집한 벽들 사이에 가로등
가늘게 퍼져나가는 불빛에 
굳게 닫힌 마음의 벽이
한올한올 풀려나간다

무거워진 호흡을 조절하며
닳고 무딘 감정들을 
활짝 피었던 그림자 위에 누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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