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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하루/일상추억담기

4평반의 약국에서 메가스터디 엠베스트의 대표 까지

4평반의 약국에서 메가스터디 엠베스트의 대표 까지

2007년 12월 6일 현재, 메가스터디의 시가총액은 18,039억입니다. 1조 8천억원. 코스닥 대장주이자 인터넷 교육 솔루션 사업의 선두주자인 메가스터디라는 매력적인 타이틀을 잠시 접어둔채, 이책은 4평 반의 약국에서 시작합니다. 제조업체 사장을 거쳐 다시 인터넷 교육사업의 최고 기대주인 메가스터디의 경영진으로 합류하기 까지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바로 그 시작은 600만원의 빚으로 시작한 4평 반 시골약국이었습니다.

 현장 마케팅

그는 영세한 약국을 운영하던 초기부터 택시를 타면 '육일약국 갑시다'고 했다고 합니다. 혼자가 아니고 주변의 가족과 지인에게도 그의 약국을 이정표로 활용하여 택시를 이용하길 당부하여, 3년이 지난 후에는 마산도 아닌 인근 창원에서조차 통하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불꺼진 거리를 환하게 밝히도록 영업시간이후에도 간판을 켜놓고 수십개의 형광등을 밝히는 방법, 전화가 귀한 시절 손님들에게 전화를 무상으로 사용토록 하는 방법 등등 헤아릴수 없는 현장 마케팅 비법이 책의 서두에 소개됩니다.


손님들의 이름을 외우는것은 기본에 속하고, 약제와 관련없는 고객들의 고민사를 들어줄 뿐만 아니라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역할도 자임합니다. 육일약국이 동네의 사랑방이 되도록 의자를 놓아 분위기를 바꾸고, 당시로선 파격적인 자동문을 설치하는등 그의 변신은 현란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리고 이부분이 바로 '육일약국 갑시다'의 매력입니다. 실천하기 어려운 이론적이고 거창한 방법이 아니라, 바로 응용가능한 작고도 강력한 팁들은 독서중에 주변 사람들이 생각나고, 선물하고픈 마음이 들게 합니다.( 실제 3권을 구입해서 여기저기 사업을 하는 분들께 선물을 했습니다. ^^ ) 거기에 더해 익숙치 못한 질문을 넘기는 대화설득법(역으로 질문을 던지는)이나, 약국의 이전을 고려할 때 열차이용객이 적은 당시의 마산역에 이전을 하면서 역사를 공용주자장으로 활용할 생각을 하는 부동산 전략등등은 작은 보너스 라고 하겠습니다.

 장사가 아닌 경영

"장사나 하지 뭐!"
IMF라는 험난한 역경을 지나오면서 어느덧 우리주변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이 되어버렸습니다. 정년이 보장되지 못하는 샐러리맨에게 어쩌면 '장사'는 최후의 보루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는 역설합니다. 성공하려면 '장사'를 해서는 안되며, '경영'을 해야 한다고.
   
  내 입에서는 '약국 합니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약국을 경영합니다'라고 되새기고 있었던 것이다.  
   
장사와 비즈니스(경영)의 차이는 무엇일까. 얼마전 사석에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손발이 바쁘면 장사요, 머리가 바쁘면 비즈니스(경영)이다.  
   

저자 역시 영세한 약국임에도 약사를 추가 고용하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결정을 합니다. 이는 영세한 4평반의 약국을 전문약국으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되고, 더불어 앞서가는 다른 약국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전국의 유명약국을 탐방하고 배울수 있도록 시간적/정신적 여유를 갖는 쪽에 투자합니다. 장사치가 아닌 경영자의 마인드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나눔의 선순환

빚으로 약국을 오픈하고 그 빚을 청산하는 시점에 저자는 월 1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하기로 합니다. 빚을 다 갚았으니 이제 재산을 모으고 사세를 확장할 욕심이 생길 시기에 나눔을 생각하는 역발상에 먼저 눈을 뜨는 거죠. 그의 이런 선행은 졸업식에 초대되거나, 제일 먼저 달려간 탓에 '수재의연금을 낸 육일약국'이 전국 방송을 타게 되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나눔이나 기부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나누니 그 이상으로 채워지더라'. 어찌보면 성경말씀 비슷한게 고루해 보이기도 합니다만, 성공한 사람들이 보이는 지독한 공통점이 바로 이러한 나눔을 통한 선순환의 경험입니다.

키워드는 사람

"장사란 이익을 남기기보다 사람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조선후기의 거상 임상옥의 말을 예로 들며 저자는 약국을 경영하던 시절 손님을 대하는 마음가짐부터 메가스터디에서는 직원들을 가족만큼 소중히 생각합니다.
   
  약국을 하면서 고객을 맞을 때마다, '이 손님이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 마음이 이어져 지금은 '이 직원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고 합니다. 작은 약국을 경영하던 때에나, 직원이 수백명에 달하는 지금이나 그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데 노력합니다. 사실 사람에 투자하는 방법은 이익에 집중하는 현실론에 비해 어쩌면 한참 먼길을 돌아가는 비효율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 장사 하루이틀 할것도 아닌데', 되도록 멀리 보고 긴 호흡으로 다가서는 그의 사람경영이 주목을 받는 것은 비단 성공스토리의 힘을 빌지 않더라도 잔잔한 울림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나가기 전에

아쉬운 부분이 전혀없는건 아닙니다. 먼저 이책이 일반인, 특히 자영업을 하는 보통서민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좋은 책이면서도, 저자 역시 '서울대' 라는 우리사회의 보증수표이자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사회가 학연 지연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그가 '서울대 출신' 이라는 것은 분명 여전히 존재하는 우리사회 기득권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사장과 어떻게 비즈니스를 함께 하게 되었는지, 책에 소개된 것 이상의 자세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지는 이유도 바로 이때문이기도 하구요.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손주은 사장도 서울대학교 출신이군요.)


진짜로 나가면서

이책은 어떤 장르로 구분해야 할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알라딘에서는 '성공학' 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만, 정의된대로 이책을 단순히 성공학으로 규정짓기엔 이곳 저곳 이책을 읽으면 밑줄을 그은 부분이 너무 많고 그 내용또한 다양합니다. 자영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는 분명 현실적 도움이 될것이 분명할 뿐더러 조직에서 성공하기를 바라는 샐러리맨들에게도 많은 조언을 주며, 더불어 세상을 바라보는데 있어 긍정적인 인생관을 갖게 하기도 하기에 특정장르로 한정 짓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규정되어지지 않을 지라도 이책은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분명 좋은 책이 될것이라는 믿음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정말 지독하게 운이 좋은 사람이거나, 그 무엇도 시도하지 않은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