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필독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읽고_ 장종희
“과연 나에게 주어진 인생의 끝맺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 질문은 평상시에 쉽게 할 수 없는 질문이다. 몸이 아플 때, 감기가 들었을 때면 이 순간을 빨리 모면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약을 먹게 된다. 짧게 찾아온 아픔과 고통이 사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주어진 삶에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죽음이 찾아오면 다음은 없다. 죽은 그냥 마침표인 것이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가 찾아오게 되면서 문연 듯 삶과 죽음의 길이가 조금은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도서를 읽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분들은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다.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들의 실랄한 사례들을 읽으면서 엄습하는 감동을 여럿 느껴볼 수 있었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사이에 연결된 실타래가 가슴 깊이 전이되는 몰입감을 경험하였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도서를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저자가 “현대의 양로원과 요양원이 노쇠하고 병약한 사람들이 구빈원처럼 끔찍하고 음울한 곳”으로 사실적으로 접근한 것이다. 요양원과 양로원은 보편적으로 ‘간호’와 ‘보살핌’이 공존하는 곳으로 알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에 가보지 않은 이상, 아무도 모른다. 이곳이 ‘무료함’, ‘외로움’, ‘무력감’으로 운영된다면 현대의 양로원과 요양원은 노인들을 위한 파라다이스가 아니라 감옥이나 다름없다.
저자는 이런 폐단들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첫 번째로 기존 요양원과 다른 혁신적인 대안으로 상징으로 인정받은 ‘좀 더 집같은 노인 주거 시설, 어시스티드 리빙시설를 예로 들었다. 성공적인 노인 케어 문화로 인식이 된 성공 사례로 인정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개발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인식되는 몰이해적인 폐단을 만들어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양로원과 요양원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부정적이지 않듯 성공적인 사례들이 존재한다.
이 책을 정독하면서 관심있게 읽었던 부분이 이곳이다. 관성을 타파한 '체이서 메모리얼 요양원', 세상과의 상호작용을 적용한 '에덴 올터너티브 프로그램', 연속성 있는 보살핌 개념에 기초한 은퇴자촌 '뉴브리지 온 더 찰스', 늙어서도 삶을 의미있게 살도록 만드는 '샌본 플레이스', 치료사라기보다 동반자와 가까운 관계를 형성한 '그린하우스' 등은 앞으로 노인들을 위한 공간을 어떻게 만들고 접근해야 할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의료 전문가들은 마음과 영혼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을 복구하는 데 집중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아주 작은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현대 의학이 모든 것을 치료하기보다는 일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더불어 노인 케어 문화에 대해서 더 많이 연구되어야 하고 고민해야 하는 사회적인 공조가 필요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죽음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가족이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닭는 기회가 되었다. 혼자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것 같다. 결말에서 저자의 아버지가 죽음을 맞이하는 부분을 읽으며 죽음의 순간에 대해서 고찰하고, 편안하게 끝맺음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 만이 아닌 가족에게도 중요한 반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이 책 말미에서 찾았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좋은 죽음’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삶’을 사는 것이다.”라는 문장이다. 아직 노인이라는 관문에 들어서기까지 많은 시간이 남았지만, 노인이 되었을 때 가족들과 함께 ‘좋은 삶’을 영위하는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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