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늦게 먹었는데 허름한 국밥집에서
맛있는 국밥 한그룻을 먹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시를 썼습니다. ㅎㅎ
국밥집
장종희
장종희
추운 겨울바람에 익어가는 찰나
그 어느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입김만 내몰아친다
손 마디를 타고 흡수되는
냉기의 유혹에 어깨가 부들부들 떨려가고
국밥집에서 세어나오는
고소한 국향기에 이끌린다
바랜 벽지에
희미하게 보여지는 국밥 가격
시간의 온기가 느껴지는
남루한 식당
포근한 분위기에
동장군에게 빼앗겼던
열기를 회복하고
아랫배에서는
고동소리를 뿜어댄다
꼬르륵 꼬르륵
하얗게 그을린 창문결 사이로
내리는 눈송이가
기다림을 냉냉하게 알린다
할머니의
또박또박 걸음소리에
침샘은 고여가고
중력에 이끌린 눈까풀은
둥근달처럼 닮아간다
난 귀머거리가 되었네
매혹적인 맛에 포로가 되었네
국밥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