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 기사인데, 내용이 좋아서 올려봅니다. 앞으로 도래할 '드림소사이어티'의 저자 이시고 덴마크 드림컴퍼니(Dreamcompany)의 최고상상책임자이신 롤프옌센의 기사입니다.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중의 한 분이십니다. |
●잭 웰치는 이제 잊어라
●21세기 경영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
(주)씨에모가 지난 8월 5일 세계적 미래학자 롤프 옌센(Rolf Jensen)을 초청해 CEO 및 CMO를 상대로 특별강연을 했다. 강의 주제는 ‘경영자의 상상력과 리더십’. 이를 발췌해 싣는다.
“이성적인 경영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얼마 전 <포천>지는 ‘잭 웰치, 당신의 시대는 지났습니다’라는 기사를 쓰기도 했다. 항간에선 리더 없는 기업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친구이자 동료가 한 명 있다. 수 년전에 이 친구가 휴가를 즐기기 위해 부인과 10대 딸을 데리고 시골에 있는 별장에 갔다. 그런데 별장에서의 하루가 지나자 그 친구의 딸이 굉장히 좌절을 했다. 딸은 “제발 도시로 돌아가자. 쇼핑을 하고 싶다”고 간곡하게 말했다. 그러자 이 친구는 “도대체 뭐가 필요해서 쇼핑을 하자는 것이냐”고 물었고, 딸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 쇼핑센터에 가야 알지”라고 대답했다.
이 이야기를 보면 구세대는 여전히 물질적인 욕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구세대는 신발이 낡으면 그때 가서 새 것을 산다. 다른 상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신세대는 물질적으로 필요한 게 딱히 없어도 언제나 쇼핑을 간다. 어떻게 보면 비이성적이다. 필요하지도 않은데 패션을 위해서, 스타일을 위해서, 감정적인 이유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다.
이 현상은 내가 보기에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의 하나다. 그렇다면 왜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그 이유는 우리가 더 부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0년 후를 내다보라. 10년 후에는 세계 GDP가 40% 이상 성장할 것이다. 이것은 자연히 그렇게 되는 평균적인 수치다. 이 수치는 10년 후에 우리가 40% 더 많은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화도 일어나고 있다. 세계 교역이 GDP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좀 더 빨리 성장하고 있다. 과거 역사를 돌이켜서 경제 성장을 봤을 때 경제 성장은 정부의 정책과 상관없이 이루어진다.
리더와 경영자들은 좀 더 복잡한 세계에서 활동해야 한다. 미래를 창조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리더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해야 한다. 위의 이야기를 보면 알겠지만 변화가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리더들이 물질적 욕구의 충족만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꿈을 충족시켜줘야 한다.
물질적 욕구 충족에서 꿈의 충족으로
경영이론에 대해 말하다 보면 하나의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에는 이성적인 CEO가 최고였지만 최근에는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경영자, 영감을 불러일으키고 가슴이 뜨거운 경영자가 요구된다. 물론 이성적인 측면도 간과돼서는 안 된다. 그것을 기본으로 감성이 추가된 CEO가 점점 부각되고 있다.
일부 경영학 저자 중에는 ‘감성적 지능’이라는 표현을 쓴다. 맞는 표현이다. 지능은 이성에서뿐만 아니라 가슴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CEO가 고객, 동료들과 함께 꿈을 꾸는 것은 세 단계로 이뤄진다. 첫째 단계에서는 가슴을 통해 꿈을 꾸게 된다. ‘밝은 미래, 환상적인 미래를 위해 우리 기업은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어떠한 종류의 서비스와 신상품이 우리의 꿈을 이뤄줄 수 있을까.’ 상상력과 꿈을 잃어서는 안 된다. 다음 단계에선 이성에게 물어본다. ‘이러한 꿈을 통해 얼마의 수익을 낼 수 있는가.’ 마지막 단계는 손을 사용하는 것이다. ‘어떻게 이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을까.’ 즉 현실화의 단계다. 이성적인 욕구 기반의 사회에서 이제 새로운 사회로 변모되고 있다. 소비자들과 기업의 직원들이 감성에 따라 움직이는 그런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60년 전 한국을 생각하면 그 당시 한국은 산업화를 위한 혁명이 대대적으로 시작됐다. 조선산업, 건설산업, 자동차산업이 태동기를 맞게 되었다. 한국은 당시의 산업화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고 지금까지도 그 성공이 이어지고 있다. 그것이 한국 경제 최초의 변화였다.
20~30년 전에 한 차례 변화가 더 있었다. 정보화 사회가 도래한 것이다. 컴퓨터, 반도체, 카메라, LCD, TV 등 한국이 수출하고 있는 품목을 보면 전자산업이 굉장히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이 당면한 세 번째 변화는 바로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로의 진입이다. 이 변화는 속도는 느리지만 매우 명확한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핸드폰을 살 때 기능을 보고 구입했다. 물질적 욕구가 중요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색깔, 디자인, 브랜드가 마음에 들어야 구입하게 된다. 핸드폰이 고장나서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원하기 때문에 새 핸드폰을 구입하게 된다. 이러한 핸드폰산업은 드림소사이어티에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핸드폰에 카메라를 장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경쟁사도 할 수 있다. 진정한 경쟁은 디자인에서 시작된다. 이제 소비자들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디자인을 보고 구입한다. 아이포드가 그 예가 될 것이다.
현재 사냥이나 채집을 통해 생계를 꾸리는 사회는 별로 없을 것이다. 유럽은 농민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5%밖에 안 된다. 블루칼라 노동자는 25% 정도다. 나머지는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거리를 청소하는 사람에서 최고경영자까지 모두가 서비스산업 종사자들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Abraham H. Maslow)가 말한 ‘인간의 욕구 5단계’라는 것이 있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이 위계를 보면 맨 아래가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욕구에 해당된다. 그 위에는 안정, 그 위에는 사회적 욕구, 그 위에는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맨 위에 있는 것이 자아실현의 욕구다.
매슬로는 거의 100년 전 사람이다. 세계경제 수준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을 때였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맞는 업데이트를 시도했다. 이 위계를 뒤집어보는 게 어떨까. 이제 일반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의식주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도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의식주 비중은 제일 작아졌다. 대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그만큼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CEO가 직원들에게 적당한 월급을 지급하는 것이 중요했다. 직원들은 오로지 월급만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직원들에게도 팀빌딩이나 친목 욕구 등 사회적 욕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표준화된 상품에서 개인화된 상품으로
몇 달 전 핀란드의 한 유통업체를 방문했다. 500여 개의 상점을 둔 큰 회사다. 이 회사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었고, 이에 대한 논의를 하러 간 것이다. 12시간 내로 전략을 짜야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저녁 초반에 빠르게 결론에 도달했다. 모든 상점에 ‘해당 지역의 일부가 되자’, ‘마을과 주민들을 도와주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기로 결정한 것이다.
물론 기업은 기본적으로 수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그건 문제가 안 됐다. 수익을 추구하며 지역사회를 돕자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이를 통해 이윤을 낸다는 메시지를 제공하고자 했다. 이것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것이다.
브랜드란 것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란 가상의 친구다. 코카콜라를 생각해 보라. 코카콜라는 인터브랜드라는 곳에서 조사한 것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다. 브랜드가치가 600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모든 코카콜라 공장이 하룻밤 사이에 불타 없어졌다고, 코카콜라의 경영자가 다 퇴장한다고 해서 코카콜라가 끝이 날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브랜드가치는 어떻게 책정하는 것일까. BBC에서 매우 간단한 브랜드가치 측정법을 알려줬다. 일단 5명의 10대를 모아놓고 나이키운동화와 상표 없는 운동화를 보여준다. 그리곤 두 운동화 모두 100달러로 가격이 같다고 말하자 모두가 나이키를 원했다. 다음엔 나이키운동화 값을 120달러로 올렸다. 그래도 나이키를 원했다. 140달러까지 값을 올리자 10대들이 처음보다는 주저했지만 그래도 나이키를 선택했다. 145달러까지 올렸더니 그제서야 상표 없는 운동화를 선택했다. 40달러가 나이키라는 브랜드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트렌드가 있다. 자신만을 위한 상품을 만드는 것이다. 우표, 맥주, 신용카드도 개인화되고 있다.
덴마크의 맥주회사 칼스버그는 개인을 위한 라벨 서비스를 하고 있다. 각자의 사진을 맥주회사에 보내면 자기가 원하는 사진이 붙은 맥주를 보내준다. 약간의 추가 요금을 더 내기만 하면 된다.
빌더베어라는 완구회사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들의 히트아이템은 바로 개인화된 테디베어. 이들의 완구매장에서는 어린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맞춤 테디베어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인형의 눈, 코, 입에서부터 털의 색깔, 인형의 패션을 물론, 속재료로 무엇을 넣을 것인지까지 선택할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매장 점원은 그 인형에 빨간색 하트를 넣고 봉인을 한다. 그리고는 아이에게 인형의 출생증명서를 준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이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표준화된 상품에 절대 만족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기업들에게 필요한 것은 ‘핵심가치’
고객을 참여시키는 것도 거대한 트렌드다. 회사에 가만히 앉아서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가 없다. P&G의 트레머크루(Tremor crew)에는 25만 명 이상의 10대가 가입돼 있다. 10대를 참여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들은 곧바로 또래집단 사이에서 브랜드 홍보대사 역할을 하게 된다.
회장품 회사 로레알은 공모전을 많이 한다.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 공모전이 많은데, 전 세계 학생들을 상대로 한다. 대학원생들은 로레알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고 로레알은 이를 선정하는 것이다. 공모전을 통해 물론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더 크다. 미래의 경영자들을 상대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같은 스포츠 팀에는 강력하고 다양한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팬들이 미친다.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도 아까워하지 않는다. 자신의 회사에 팬클럽이 있는지, 과연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당신 회사의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 가입하려는 고객이 있을지 생각해 보라. 이성적인 경영자는 이제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얼마 전 <포천>에 나온 기사를 보면 ‘잭 웰치, 당신의 시대는 지났습니다’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치 위주의 기업이다. 일부에서는 리더 없는 기업이 필요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환경친화적, 비영리 브랜드와 같은 특정한 가치를 갖춘 기업들이 요구되고 있다.
유럽에 있는 기업을 방문할 때마다 “당신 회사의 핵심가치는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 보통 은 “핵심가치요?”하면서 서류를 뒤적거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핵심가치도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치 중심의 기업이 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치에 대해서 모든 직원들이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해야 된다.
|Profile|세계에서 가장 큰 미래문제 연구 집단인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전 세계 100여 개 이상의 기업과 정부기관의 전략부문 컨설팅을 수행 해 왔다. 유럽미래학회 자문위원 및 캐나다 국가전력 자문관을 지냈다. 현재는 덴마크 드림컴퍼니(Dreamcompany)의 최고상상책임자이다. 주요 저서로는 <드림소사이어티>, |
출처 :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93&aid=0000007557
'내가 생각하는 브랜드란 가상의 친구다' 이 문장 설레이게 만드네요. 브랜드란 가상의 친구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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