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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읽을만한 추천책

플래닝조율사 2009. 10. 9. 20:00

자타가 공인하는 독서광이기도 한 경영대가들이 명절에 읽을만한 추천책들을 소개한다.



손욱
농심그룹 회장

‘세종처럼’ (박현모 지음/ 미다스북스)

21세기형 리더십 담겨


‘한국의 잭 웰치’로 불리는 최고의 경영대가, 손욱 농심그룹 회장에게도 멘토가 있다. 다름 아닌 조선시대 임금 세종대왕이다. 지난 7월 매경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한국형 리더십의 전범(典範)으로 삼을 만한 분이 세종대왕”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이런 손 회장이 강력하게 추천한 책은 역시 박현모 세종국가경영연구소 연구실장이 쓴 ‘세종처럼’이었다. 그는 세종대왕을 “신하와 백성들에게 분명한 비전을 보여주고 이를 실천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이런 내용들이 세종처럼이란 책 안에 잘 분석돼 있다는 설명이다.

세종처럼은 총 163권 154책으로 구성된 방대한 세종실록의 핵심을 리더십 연구 관점에서 분석했다. 책에 나온 세종대왕은 전제적 군주가 아닌 국가 조직의 최고경영자(CEO)로 그려진다. 그가 이룬 위대한 결과보다 정책을 세우고 실행해 성공시킨 비결이 주요 논점이다.

저자는 세종대왕의 업적이 순조로이 이뤄진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언제나 반대에 부딪혔기에 설득과 협상을 거쳐 합의를 이끌어야 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세종대왕은 술수를 쓰거나 강압적인 수단을 쓰지 않았다. 손욱 회장은 “현재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총체적 위기 상황은 세종시대 초기와 유사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책에서 지혜를 발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넛지’ (리처드 탈러 지음/ 안진환 옮김/ 리더스북)

기분 좋게 설득하는 법

경영대가들에게 존경하는 기업인을 꼽으라 한다면 단연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64)이 꼽힐 것이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는 그를 “정부 보호 없이 대그룹을 일군 몇 안되는 기업가”라고 평했다.

이런 윤 회장이 연휴 때 읽을 만한 책으로 꼽은 건 뭘까. 다름 아닌 리처드 탈러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가 쓴 ‘넛지’다. 영단어 ‘넛지(Nudge)’는 원래 ‘팔꿈치로 찔러 주의를 끈다’는 뜻으로 책 전체 주제를 요약한다. ‘인간은 종종 비이성적으로 행동한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이 책 저자는 사소한 개입으로 현명한 선택을 유도하는 기술을 가르쳐준다. 책 넛지는 사람들을 부드럽게 ‘넛지’함으로써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례도 등장한다. 단지 ‘내일 투표할 거냐?’고 묻는 것만으로 투표율이 오를 수 있다는 사실에서부터 지혜로운 디폴트 옵션(지정하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선택되는 옵션)의 사례 등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윤 회장은 “요즘처럼 다양한 욕구가 넘쳐나 방향을 잡기 힘든 시기일수록 넛지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좋은 취지의 전략이라도 상대방의 자유 의지를 간섭하는 느낌을 주면 실행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는 평소 윤 회장 본인이 직원을 독려하는 방식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게 주위 평이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 교수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이준구 지음/ 푸른숲)

쉽게 쓰인 대가의 책

대표적 경영학 대가인 조동성 서울대 경영학 교수는 “가볍게 읽을 만한 경제서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세운 책이 이준구 서울대 교수가 쓴 ‘쿠오바디스 한국경제’다. 조 교수는 “경제라는 무거운 주제를 쉽게 풀어놓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저자가 이론과 현실 감각을 완비한 인물이기에 탄탄한 논리가 돋보인다는 설명이다.

이준구 교수는 책에서 신정부의 경제 정책을 경제학이란 도구로 치밀하게 해부한다. 정부가 정책 근거로 삼은 경제적 타당성이나 경제 이론의 허점을 조목조목 들춰내는 식이다. 시장주의자인 이 교수는 정책 판단의 기준을 철저히 경제적 합리성에서 찾는다. 그가 꼬집는 현실은 우리 국가 정책이 이런 합리성과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다. 그는 정부가 내놓는 경제 정책 중 상당수가 합리성보단 맹목적 이념에 바탕을 둔다고 주장한다. 그는 “그동안 새 정부가 경제·사회 정책의 기조를 오른쪽으로 돌려놓는 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며 변화를 촉구한다. 그렇다고 정부 개입 없이 무조건 자유시장경제에 모든 걸 맡겨야 한다는 얘긴 아니다. 이 교수는 “시장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도록 방치하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라면서 정부의 올바른 역할을 희망한다. 우리 사회의 현안을 한번 뒤집어 보여주는 만큼 일반인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얻을 수 있게 도와준다.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

‘포트폴리오 인생’ (찰스 핸디 지음/ 강혜정 옮김/ 에이지21)

무소속 시대 삶의 방식

1인 경영가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장은 자기 경영 철학을 역설하는 ‘포트폴리오 인생’을 권했다. 공 소장은 이 책에 대해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지혜를 준다”고 밝혔다. 이는 저자가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피부에 와 닿는 설명을 하기에 가능하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찰스 핸디가 70대에 접어든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쓴 책이다. 동시에 환경의 변화를 역설한다. 무엇보다 은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흐름에서 대두되는 개념이 포트폴리오 인생이다. 현대 사회에선 누구나 직장생활, 공부와 자기개발(무료로 하는 일)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일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책은 “점점 더 많은 노동자가 반강제로 소속이 없는 독립 노동자로 내몰리거나 스스로 그 길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벼룩경제’란 개념을 등장시킨다. 벼룩경제란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각종 소규모 기업과 자유로운 개인들로 이뤄진 경제 체제를 말하는 것이다. 그는 벼룩경제가 활성화되면 개인들 스스로가 1인 기업이 돼 일과 생활 사이에 경계가 사라진다고 주장한다. 개인 일상 자체가 경제적 부가가치를 낳는 시대로 접어드는 것이다. 때문에 ‘일과 생활의 균형’이라는 기존 자기개발 목표는 수정돼야 한다는 게 저자 생각이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불황의 경제학’ (폴 크루그먼 지음/ 안진환 옮김/ 세종서적)

세계 경제 시스템의 이면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은 바쁜 가운데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이런 그가 언급한 책은 ‘불황의 경제학’이다. 지난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가 저자로, 아시아 금융위기 사태를 분석한 지난 99년작을 다시 개정한 책이다. 최근 일어난 세계 금융위기 내용이 반영됐다.

어윤대 위원장은 이 책을 “전 세계 경제 흐름에 대해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게 쓰였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저자는 불황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난 세월 ‘그림자 금융’ 호황기를 든다. 그림자 금융이란 투자은행이나 신탁회사처럼 은행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는 투자회사를 뜻한다. 책에 따르면 이들은 투자 이득은 챙기면서 그에 따른 위험은 사회에 떠넘기는 행태를 보여왔다. 그럼에도 이런 움직임은 ‘첨단 금융공학’이란 이름으로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이 공학이 근간으로 삼았던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자 문제가 드러났다. 거의 대부분은 기업이 아닌 사회가 해결해야 할 위험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당면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양면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

‘경영의 미래’ (게리 해멀 외 1인 지음/ 권영설 외 2인 옮김/ 세종서적)

혁신의 중심은 인간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CEO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주제일 것이다. 경영대가들 중 특히 트렌드에 조예가 깊다고 평가되는 이휘성 한국IBM 사장은 “‘경영의 미래’란 책을 참고해보라”고 주문한다.

책은 기존 경영학이 구축해온 틀을 깬다. 생산성과 효율성의 덫에서 벗어나란 게 핵심 주장이다. 생산성이나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은 사실 대부분 경영자들의 지상 과제다. 이들에게 혁신이란 단순히 이를 달성키 위한 수단인 경우가 많다. 저자들은 이를 낡은 경영 패러다임이라 지적한다. 21세기 격화된 경쟁 환경에 맞지 않는 처방전이란 설명이다.

저자들은 인적 자원 혁신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기업 혁신을 위해선 생산 공정 개발이나 제품이 아닌 직원들의 독창성, 시간 활용, 모험 정신 등을 개발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떻게 개발해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책은 모범 사례를 홀푸드, 고어, 구글 등에서 찾는다. 이들 기업의 특징은 회사를 하나의 커뮤니티로 만들어 누구나 회사 차원의 결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직원 한 명의 아이디어에까지 귀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저자들은 ‘통제’가 아닌 ‘적응’을 유도하는 기업 전략이야말로 새로운 시대에 정확히 들어맞는 혁신 방식이라고 강조한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 (윤석금 지음/ 리더스북)

21세기형 리더십 배워

“‘윤석금’이란 브랜드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이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라는 책을 추천하며 밝힌 이유다. 그는 “CEO가 가진 창의적 사고력이 어떻게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지를 직접 보여주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책 저자인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을 업계가 공인하는 실무형 CEO로 규정한다. 치밀한 이론을 앞세우기보다는 현장에서 부딪히며 노하우를 익힌 사람이란 설명이다. 그만큼 그가 쓴 책에는 현장이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고객에게 퇴짜를 맞고 울적한 마음에 콧노래를 부르던 전집 영업사원. 그가 끝내 재계 30위권 대기업 총수로 성공하리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었을까. 하지만 그는 주위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을 믿었다. 책에 등장하는 여러 에피소드의 핵심은 여기에 모인다. 끊임 없이 그에게 다가오는 위기가 해결된 배경엔 언제나 자기 소신에서 나오는 도전과 열정이 있었다. 이는 정수기 렌털 제도, 코디 시스템 등 그만의 창의적인 경영법으로 이어졌다. 그가 말하는 창의력의 원천은 다름 아닌 습관이다. 윤 회장은 책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뛰어난 두뇌가 아니라 생각을 거듭하는 습관에서 나온다”고 단언하고 있다.

윤 회장 책은 김 사장뿐 아니라 다른 경영대가들에게도 호평을 얻는다. 조동성 서울대 교수 역시 “기업인은 물론 경영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정독해볼 만하다”고 평했다. 윤 회장이 이룬 사업성과는 학술적으로도 특별하단 설명이다.

[이윤규 일진사 팀장·자유기고가 yklee@iljin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