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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 마케팅에 관한 오해와 진실

 

제목: 입소문 마케팅에 관한 오해와 진실
저자: 이주형 컨설턴트
출처: 콜레오마케팅그룹(
www.coleomarke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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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근무하는 콜레오마케팅그룹은 2003년 6월에 설립된 ‘대한민국 최초의 입소문 마케팅 에이전시’이다. 그 동안 입소문 마케팅에 대해 마땅히 물어볼 데가 없었던 이 땅의 수많은 마케터와 경영자들이 문자 그대로 ‘온갖(?)’ 질문으로 콜레오마케팅그룹의 컨설턴트들을 괴롭힌다. 공개적인 마케팅을 하기 곤란한 제품(?)을 은밀하게 입소문 내줄 수 없느냐고 문의하는 개인사업자에서부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입소문 마케팅 프로그램을 원하는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그 희망 사항과 기대 수준이 가지각색이다.

이런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종종 느끼는 점은, 필자가 생각하는 입소문 마케팅과 고객사들이 기대하는 입소문 마케팅이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특히, 제품의 품질이나 성능, 디자인 같은 근본적인 제품력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은 채 ‘무슨 수’를 써서든 입소문만 내 달라고 매달리는 사람들을 만날 때면, 입소문 마케팅 프로젝트 진행에 관한 논의보다 입소문 마케팅의 본질에 대해 먼저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입소문 마케팅 분야의 선진국이라 할 만한 미국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사정이 크게 다르지는 않은 모양이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입소문 마케팅 에이전시 버즈에이전트(BzzAgent)의 CEO 데이브 볼터(Dave Balter)가 최근 발표한 ‘The Word on Word of Mouth’라는 글을 보면, 미국의 수많은 광고대행사와 홍보대행사들, 그리고 그들의 고객사들이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심각한 오해와 이해 부족에 직면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입소문 마케팅의 본질

그렇다면 입소문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지난 30년간 미국 입소문 마케팅계의 산 증인으로 활약해 온 조지 실버만(George Silverman)의 정의부터 먼저 살펴보자.

입소문(word of mouth)이란 어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사람들이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때 사람들은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 관련이 없다고 인식되고, 커뮤니케이션이 오가는 미디어 역시 그 기업과 관련이 없다고 인식돼야 한다.

입소문 마케팅 최고의 전문가가 내린 이상의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입소문이란 사람들이 어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의 주체나 커뮤니케이션이 전달되는 미디어가 해당 기업과 독립적이라고 인식돼야 한다는 문제는 어디까지나 ‘인식(perception)’의 문제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제로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의식적으로, 그리고 계획적으로 촉발하고 전파하는 게 가능하냐는 것인데,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오해와 혼동이 발생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만 일으키면 그게 바로 입소문 마케팅이 아니냐고 생각하는 마케터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이른바 ‘바이럴 마케팅’과 ‘버즈 마케팅’을 ‘입소문 마케팅’과 동일시하는 일부 대행사들의 ‘착각(!)’과 맞물리면서 입소문 마케팅 업계가 벌써부터 혼탁해지고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그럼 여기서 버즈에이전트의 데이브 볼터가 내린 입소문의 정의를 살펴보자.

입소문(word of mouth)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미디어이다. 입소문이란 둘 이상의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해 실제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을 가리킨다. 입소문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 전도사(brand advocates)가 될 때 비로소 발생한다. 입소문은 제품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에 마케터, CEO, 창업가들이 꿈꾸는 성배(聖杯, holy grail)와 같은 것이다. 입소문이 성공적으로 퍼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직하고 자연스러워야 한다.
이상의 정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입소문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 전도사(brand advocates)가 될 때 비로소 발생한다”는 점이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일은 소비자들 사이에 언제나 일어나지만, 기업들이 기대하는 ‘긍정적인’ 입소문은 직접 또는 간접 경험을 가진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그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자신의 경험, 의견, 열정을 나눌 때 비로소 널리 퍼진다. 이러한 입소문 마케팅의 대표적인 예로는 김치 냉장고 딤채의 주부 체험단 마케팅이 유명하다.

바이럴 마케팅

많은 사람들이 입소문 마케팅과 혼동하거나 동일시하는 바이럴 마케팅은 무엇일까? 데이브 볼터의 정의에 따르면,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은 소비자들 사이에 급속하게 퍼질 만한 마케팅 메시지를 주입하기 위해 벌이는 각종 노력을 가리킨다. 이런 노력은 이메일 메시지나 동영상의 형태로 주로 시도된다. 세간의 걱정과 달리 바이럴 마케팅이 반드시 사악한 건 아니다. 부정직하거나 부자연스러운 것도 아니다. 최상의 경우 바이럴 메시지는 입소문을 타게 되지만, 최악의 경우 바이럴 메시지는 또 하나의 끼어들기 마케팅 메시지(interruptive marketing message)로 전락하게 된다.

 

바이럴 마케팅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무료 이메일 서비스 핫메일(Hotmail)이다. 핫메일은 정식 서비스를 개시한 지 1년 6개월 만에 850만 사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급성장하여 1997년 12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 인수됐는데, 이런 성공 뒤에는 바이럴 마케팅이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어떤 사람이 핫메일을 통해 메일을 보내면, 화면의 아래에 “핫메일로 무료 이메일을 보내세요(Get your free email at Hotmail)”라는 문구가 있어서 핫메일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무료 마케팅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핫메일의 바이럴 마케팅이 크게 성공한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바이럴 마케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좋은 결과를 얻은 경우는 많지 않았다. 특히, 사람들 사이에 어떤 메시지를 많이 퍼뜨리는 데는 성공했을지라도 이런 성공이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올해 4월 버거킹(Burger King)이 선보인 ‘서브서비언트 치킨(Subservient Chicken,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닭)’ 바이럴 캠페인 역시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버거킹의 텐더크리습(Tendercrisp) 치킨 샌드위치를 마케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사이트를 방문하면 닭 분장을 한 사람이 거실에 나타나는데, 화면 아래에 보이는 입력 창에 원하는 동작을 입력하면 신기하게도 닭이 그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한다. 담배를 피라면 담배를 피고, 물구나무를 서라면 물구나무를 선다. 서브서비언트 치킨 사이트(www.subservientchicken.com)는 오픈 1주일 만에 4천 6백만 히트를 기록할 정도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심지어 이 닭이 할 수 있는 동작을 정리한 별도의 웹사이트(The Subservient Chicken Request List)까지 등장했다. 또한 Billboard 2004 Digital Entertainment Awards 시상식에서 ‘올해의 광고 게임(Advergame of the Year)’에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흥미로운 컨텐츠를 만들어 소비자들 사이에 퍼뜨리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특정 컨텐츠가 그렇게 널리 퍼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직·간접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을 공유하는 ‘입소문’이라는 요소가 빠지면 이런 노력은 아무 쓸모가 없기 십상이다. 서브서비언트 치킨의 엄청난 성공에도 불구하고, 미국 마케팅계는 이 바이럴 캠페인의 효과에 대해 논란이 분분하다.

버즈 마케팅

사람들이 입소문 마케팅과 헷갈리는 또 하나의 용어가 있다. 바로 버즈 마케팅이다. 데이브 볼터의 정의를 다시 살펴보자.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이란 선전 효과(publicity)나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려는 목적으로 벌이는 각종 이벤트나 활동을 가리킨다. 버즈 마케팅은 이마에 문신을 하거나 최근 뉴욕의 어느 헬스 클럽이 했듯이 엉덩이에 문신을 하는 것처럼 대개 괴팍하고 입이 딱 벌어지는 이벤트나 사건의 형태를 띈다. 버즈가 제대로 일어나면, 사람들이 이에 대해 글을 쓰게 되므로 훌륭한 PR 도구가 된다.

 

2001년 여름 미국 L.A.의 주요 거리에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고 멋진 남녀 모델들이 스쿠터를 타고 나타나 주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들은 베스파(Vespa)라는 회사에 고용된 일종의 홍보 요원으로서 근처 베스파 대리점 전화번호를 적어주면서 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이들의 출현 소식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졌으며, 버즈 마케팅이 커버 스토리로 다뤄진 비즈니스위크(2001.7.31)에도 그 내용이 소개될 정도로 성공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평가 받았다.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

성공적인 바이럴 마케팅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 어떤 메시지가 광범위하게 퍼질 수 있다. 잘 기획된 버즈 마케팅 덕분에 사람들의 관심을 단숨에 끌고, 많은 투자 없이도 효과적인 PR 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열성적인 소비자를 만들어내는 데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순수하고 자발적인 의견의 교환, 즉 입소문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다른 전통적인 마케팅 노력처럼 또 하나의 ‘소음(noise)’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입소문을 퍼뜨리기 원하는 마케터라면 그 수단과 방법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입소문의 본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자신의 제품 안에 입소문이 날 만한 요소가 들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한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귀를 막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또 하나의 끼어들기 메시지를 억지로 주입할 것인지, 아니면 그들이 스스로 나서서 이야기하고 기업을 대신해 마케팅해 주는 입소문 마케팅을 위해 노력할 것인지 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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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형 컨설턴트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카드 국제파트와 IDC Korea 애널리스트를 거쳐 소프트웨어 벤처기업인 루루커뮤니케이션즈에서 국내외 마케팅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03년 6월 콜레오마케팅그룹을 설립하여 컨설턴트 및 전략기획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SERI 입소문마케팅연구회의 시삽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례연구 출처: 콜레오마케팅그룹(www.coleomarket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