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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소셜미디어/블로그전략

링크블로그에 대한 단상

링크블로그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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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링크블로그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 링크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개념확립의 시기를 지나 보편적인 확산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블로거들이 링크블로그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어, 내 변변찮은 글을 '너무' 많은 사람들이 볼 우려가 있다. 실례로, 링크블로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엔비의 첫화면에 inel's LinkNLife의 링크가 소개된 지난 10-12일 사이에 방문객의 숫자가 무려 2-3백명 가량 급격하게 늘었다(그림 참조). 이는 링크블로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확연하게 보여준다. 이 즈음에서 멋모르고 따라하기 시작했던 링크블로그에 대한 정체성을 나름대로 정립해보고, 그 발전 방향에 대해 잠시 생각해볼까 한다.

링크블로그는 단순한 북마크 이상인 개인의 기억의 확장이며 일상의 기록이다.

왜 사람들이 링크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고 또 열렬히 자신만의 링크를 늘여나가는 것일까? 링크블로그에는 어떤 매력이 있는 것일까? 링크블로그를 북마크 처럼 생각하고 자신이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나 읽고 싶은 글을 '링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링크블로그는 단순한 북마크 이상인 개인의 '기억의 확장'이며 '일상의 기록'이다. 물론, 블로그라는 매체 자체도 동일한 기능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링크블로그는 하루에 포스팅 되는 글의 갯수가 월등히 많으며, 포스팅 되는 글의 내용도 링크에 대한 정보나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간략히 적은 것으로 일반 블로그와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링크블로그는 하루 하루 그날 자신이 온라인을 여행하며 읽은 기사와 흥미로운 글들, 그리고 자신이 남긴 발자취를 기록하는 '개인의 온라인 여정'인 셈이다. 블로거들이 링크블로그에 심취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 동안 북마크하기에는 조금 부적절하고 그냥 넘겨 버리기에는 아쉬웠던 글들, 무언가 한 마디 더 하고 싶은데 할 방법을 못 찾았던 글들, 스크랩은 하기 싫지만 꼭 기억해두고 싶은 글들, 긴 글로 포스팅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그냥 버려두기에는 아까운 글들, 이런 일상의 여정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싶었던 블로거들에게 링크블로그는 새로운 대안이었던 것이다. 또한, 이런 기록들을 다른 이들과 공유함으로써 얻어지는 일종의 성취감도 한 몫을 했을 것이다.

요즘 새로이 만들어지는 링크블로그를 보면 참 놀랍다. 하루에도 열개가 넘는 링크가 만들어지는 링크블로그가 많으니말이다. 어찌하면 저렇게나 많은 링크를 모을 수 있는 것일까. 오랜 시간을 두고 링크블로그를 유지하면, 이는 또 다른 '삶의 기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수 많은 링크들을 보면서 몇가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첫째로, 너무 무분별한 링크는 오히려 기록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자신이 읽은 글들이 모두 링크가 될 필요는 없다. 자신이 기억해두면 좋을 글들, 그 링크를 공개해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들, 이런 글만을 링크해야 정보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정보'라는 것은 블로거 자신이 필요로하고 흥미로워하는 정보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른 색깔을 띄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다양한 성격의 링크블로그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링크 본연의 정보를 유지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간혹 다른 이들의 링크블로그를 읽다보면 링크의 제목을 자신의 생각에 맞게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런 경우에는 링크를 한 사람의 뛰어난 위트가 담겨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링크라는 것이 영속적인 것이 아닌 만큼, 나중에 그 링크가 유실 되었을 때 어떤 정보를 담은 링크였는지를 알 방법이 없게된다. 또한, 보는이로 하여금 어떠한 정보가 있는 링크인지 알 수 없게 한다. 적어도 링크의 제목만큼은 그대로 놔두어 한눈에 어떤 정보를 담은 링크인지를 알려주어야하지 않을까?

자신이 링크를 하면서 그 링크에 남기는 짧은 글도 원본 글에 대한 답글이 될 수 있고, 트랙백으로 남겨져야할 의견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링크로 인해 의견교환의 기회가 적어졌다는 점이 아쉽다. 만박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링크가 늘어나면서 오히려 답글이나 트랙백이 적어지고 있다. 나 자신도 예전 같으면 답글을 남겼을 글을 그냥 링크만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신이 링크를 하면서 그 링크에 남기는 짧은 글도 원본 글에 대한 답글이 될 수 있고, 트랙백으로 남겨져야할 의견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상호 의견교환이 링크블로그의 확산으로 적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지금부터라도 링크를 생성할때 원본 글에 트랙백을 보내기 운동을 해야할까?

짧은 글을 통해 얼마되지는 않았지만 링크블로그를 사용해오면서 얻는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다른 이들이 동감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부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 스스로도 여러 피드백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워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게으름으로 인해 링크블로그를 중단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