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홍차_그윽한 향과 맛, 그리고 영양에 반하다.
뜨거운 차 한잔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부드러운 향, 떫은 듯하면서도 혀끝에 감도는 독특한 풍미가 매력적인 홍차를 준비해 보자. 최근 홍차가 치매를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화제가 되었다. 깊어 가는 가을 오후, 온 가족이 홍차 한잔의 여유를 즐겨 보자.
취재 김민정 기자 | 사진 이명헌(스튜디오 상상공작소)
#1 문화가 된 홍차의 세계
전 세계 홍차의 50%를 소비한다는 영국이나 아일랜드인들은 하루에 대여섯 번 홍차를 마신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식사 때 오전 11시경, 점심식사 때, 오후 3시경, 오후 5시경, 저녁식사 때 등이다. 이렇게 차 마시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영국 귀족들의 식사와 관련 있다. 하루에 두 번 식사를 했던 영국 귀족들은 아침삭사를 하고 난 뒤 저녁식사 때까지 너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정오와 오후 3시경 타르트와 스콘을 간식으로 먹으며 홍차를 곁들어 마셨다. 이 같은 문화가 산업혁명이후 중산층의 경제적 성장으로 서민들에게까지 이어졌다.
홍차는 영어로 ‘블랙 티(black tea)’라 부른다. 붉은 빛깔 홍차를 검은색 차로 부르는 것은 우려낸 찻잎의 빛깔이 검은색이기 때문이다. 홍차는 크게 산지 본래의 차 빛깔과 향을 음미하면서 마시는 ‘스트레이트 티(straight tea)’, 제조사에서 여러 산지의 찻잎을 섞어 만든 ‘블렌디드 티(blended tea)’, 다양한 향을 첨가해 만든 ‘플레이버 티(flavor tea)’로 나눈다. 인도의 다질링(darjeeling), 스리랑카의 우바(uba), 중국의 기문(keemun) 등 세계 3대 홍차와 실론티, 아쌈티는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에 좋다. 오렌지 페코(orange pekoe)와 잉글리시 브렉퍼스트(english breakfast)는 대표적인 블렌디드 홍차다. 이렇듯 홍차는 산지와 생산시기, 블렌딩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향과 맛을 전해 왔다.
#2 몸에 좋은 홍차, 효능에 대하여
홍차의 주성분은 카테킨류 폴리페놀이다. 건조한 찻잎에 20~50%가량 함유되어 있는 카테킨은 항암효과, 항산화 작용, 혈당억제, 콜레스테롤 저하 등의 효능이 있다. 이 외에도 홍차에는 충치를 예방하는 불소,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로틴, 항균, 항암, 항바이러스, 항알레르기 및 항염증 활성작용과 생체 내 산화작용을 억제하는 플라보노이드 등 다양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최근 ‘홍차를 매일 두세 잔 마시면 노인성 치매(알츠하이머병)의 전 단 계인 인지기능 장애가 생길 위험을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싱가포르 대학 엥 체핀 박사는 55세 이상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차 마신느 습관과 인지긴으 변화를 2년간 분석한 결과, 홍차를 하루 두세 잔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인지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55%나 낮다고 미국 영양학 전문지 <임상영양학 저널>에 발표했다. 체핀 박사 연구팀은 ‘홍차에 많이 있는 항산화 물질인 플라보노이드가 치매환자의 뇌세포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축적을 억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반적으로 홍차가 커피보다 카페인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다. 같은 찻잎 무게라면 홍차가 커피보다 카페인이 많다. 그러나 커피 한잔을 내릴 때는 10g을 사용하고, 홍차는 2~3g을 사용한다. 결국 한 잔을 마셨다고 가정할 때 홍차의 실제 카페인 양은 커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ㅇ이 아니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라는 말이다.
#3 홍차를 더욱 맛있게 우려 내는 법, 골든 룰
‘골든 룰(golden rules)’이란 찻잎이 지니고 있는 풍미를 살려 가장 효과적으로 우려 내는 방법이다. 좋은 차의 선택, 신선한 물 사용, 적당한 온도, 알맞게 우려 내는 시간 등이 골든 룰에 속한다.
1.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차 고르기
좋은 차란 신선한 양질의 차를 의미함과 동시에 마시는 사람의 기호에 맞는 차를 뜻한다. 최고급 차라 해도 마시는 사람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좋은 차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오랫동안 차를 마셔 온 사람이 아니라면 어떤 것이 좋은 차인지 알아내기 쉽지 않다. 그럴 땐 우선 시중에서 파는 차 가운데 중간 가격대의 차를 골라 시음해 본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홍차를 고를 때까지 여러 가지 홍차를 직접 마셔 보는 것이다.
홍차는 제조한 지 1개월가량 지난 제품이 품질 면에서 가장 우수하다. 홍차는 제조가 완료된 후에도 계속 숙성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후숙’이라고 하는 이 단계에서는 홍차의 떫은맛이 감소되고 풋내가 사라져 좀더 깊고 그윽한 홍차가 탄생한다. 모든 차는 구입하고 나서 봉지를 개봉하면 한 달안에 소비하는 게 좋다. 차는 습기에 노출되는 순간부터 변질되기 시작하는데, 홍차도 예외는 아니다. 선물받은 고급 홍차를 아깝다고 두세 달 묵히면 보이지 않는 곰팡이가 생긴다. 변질된 차가 몸에 이로울 리 없다.
2. 홍차의 맛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 물
차를 우릴 때 신선하고 좋은 물을 사용한다. 신선하고 좋은 물이란 대기 중의 산소를 많이 함유한 물로, 잡냄새가 없으며 경도(수중에 포함되어 있는 광물질의 농도)가 높지 않은 연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경도가 낮은 편으로 차 끓이기에 적합하다. 정수기 물도 무방하다. 물이 끓기 시작할 때 뚜껑을 열어 김을 날리면 물 자체의 냄새가 사라져 좀더 깔끔한 맛의 홍차를 느낄 수 있다.
3. 홍차는 95~100도시의 고온에서 잘 우러난다
물을 끓일 때 주전자에서 끓는 소리가 난다고다 끓은 것이 아니다. 주전자 뚜껑을 열어 보았을 때 500원짜리 동전만 한 크기의 기포들이 올라와야 다 끓은 것이다. 티포트가 예열되어 있지 않으면 붓는 순간 온도가 떨어져 홍차를 제대로 우려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찻잔 역시 뜨거운 물로 한 번 헹궈 내는 게 좋다.
4. 홍차 티백을 잘 우려내는 방법
우선 뜨거운 물로 잔을 한 번 헹군다. 다시 잔에 물을 붓고 잔의 옆쪽으로 티백을 비스듬히 담근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잔에 티백을 먼저 담고 물을 부으면 불줄기의 힘에 의해 차의 떫은 맛이 우러나고 티백이 공기를 머금고 위로 올라와 제대로 우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티백에서 찻물이 우러나는 동안 온도가 쉽게 식지 않고 향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찻잔 받침을 덮어 두는게 좋다. 보통 티백은 입자가 작은 찻잎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1~2분가량 짧게 우려 내는 게 적당하다.
헬스조선 200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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